명산 산행기

청평호에서 오르는 뾰루봉

소보님 2018. 1. 27. 09:48





혹시 또.....
예빈산에서 처럼....
운해가 넘실거리는 바위에 앉아 신선이 될수 있을지도 그리고....
비오는 날은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날보다 덜 더울 것이라는 나름의 계산으로
뾰루봉 산행을 감행했다.
 
입구부터 어두컴컴하고 경사 또한 50~60도 되보이는 데다,
 연일 내리는 비로 물까지 듬뿍먹은 좁은 등로는 속도를 허락하지 않아서...
최소 모기 물리지 않을 만큼의 속도를 못내게 되니...
가뜩이나 산객이 적은 산에 모처럼 "잔치날이구나"....덤벼드는 모기를 뿌리치기엔 역부족...
하는수 없이 배낭에서 모기약을 꺼내들고 팔, 어깨, 옆구리...등등...
콩콩 눌러 바르며 오른다.

산행 시작 30분후...11시 30분에 자작나무 숲을 보고  첨으로 카메라를 커냈다






그리고 잠시 후....나무사이로 빼꼼 청평호와 건너편 운해가 넘실거리는 호명산 과
이름모를 커다란 사찰이 보인다.
뾰루봉에 가면 이보다 훨씬 조망이 멋지겠지, 잠시라도 운해만 걷혀 준다면...
내심 기대하며 가뿐 숨을 참아내며 온 몸을 두다리에 떠 맡기며 오른다.








 지도를 보면 경치가 무쟈게 좋을것 같은데,
오늘은 아무것도 못 보고 갈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맴돈다.






두번째 화살표쯤에서 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물 먹은  바위는
온 신경을 써야 미끄러짐을 면할 수 있다. 






바위에 붙어 비오기만을 기다리는 꽃도 오늘은 모기처럼 잔칫날....







 
네발을 사용하여 겨우 오르면 ....
잘 했노라고 춤을 추며 축하해 주는 소나무가 있어서 잠시 숨을 돌리고...







 
이런저런 바위길이 속도를 더디게 하지만...
꽃이 있어 행복하다...







오늘의 숲은 온통 이렇다!!!







 
모기약을 콩콩 찍으며 가고 있는데......
와~~~우.................................넘 이쁘다.







흙이 아니고 비스듬한 바위에 한상 잘 차려진 꽃밭....
엎드려 바위에 코박고 렌즈는 하늘로 향하여.....







여기는 평평한 바위에 2첩반상으로 차려 놨다.







 
웃도리는 땀에 젖고,
바지는.....
좁은 등로의 허리춤까지 오는 자잘한 풀과 나무가 만든 이슬에 젖고,
모자는 나무가 이슬을 비로 만들어 내려준 나무잎비로 젖어서 모자비가 내린다..
 
 
그렇게 온몸을 흥건히 적신 다음에야 뾰루봉에 도착....
산행시작후 2시간 40분 만이다.







기대했던 조망은 운무가 다 삼켜  버리고....







 
100대 명산이 아닌 뾰루봉의 초라한 정상석엔  해발 709.6m 이란 숫자도 잉크가 지워져 안보인다.









혹시나 ...하고 잠시 기다려 보는데....조망은 커녕.....!!!
비가 우두둑 오기 시작한다.....
오면서 잠시 과일을 먹었을 뿐이고,
정상에 가서 먹으려던 점심 마져도 포기하고 하산을 하기로....







 
올라갔던 길로 되짚어 하산하는데
등로가 좁아서 그만 그길을  잃었다.
무조건 앞사람 놓치지 않으려고  잡나무와 풀을 헤치며 하산하는데
천둥까지 합세를 하고.....
4-5미터 간격이 벌어지면 앞 사람이 보이지 않아서 애를 먹은 하산길을 내려와서
올려다 보니 뭐~~ 펑퍼짐해 보인는데...
하산때는 미끄럽고,가파르고,내 발이 안보여서 뱀 밟을까 걱정 되었다.
다 내려와 보니.....다행히 바로 옆 능선으로 내려왔던 것,



 
뾰루봉 식당 들머리에서 시작하여
원점회기 산행은 4시간 40분 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