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설경 촬영(2012-2/2-3)
날씨가 좋지 않다고 모두들 대피소에서 꼼짝을 안한다...
미쳤다는 소리를 뒤로 하고...
대피소 탁한 공기에서 해방이라도 되자... 밖으로 나오니 어둑껌껌하다.
어제 침 발라 놓은 그 자리에 섰다.
일출은 가망이 없어 보이지만 중봉도 향적봉도 마찬가지니 갈 곳이 없다.
혹시라도 강한 바람이 구름을 한방에 싹 걷어 가기를 기도하며 그렇게 서서
거센 바람과 맞장을 떴는데....발가락이 제일 문제다....
구름속에서 해가 올라오는 모양이다...발그레 하다...
다시 깊은 구름 수렁으로 빠지는가 싶더니.....구름속에서 햇빛이 안간힘을 쓰는가 보다.
그 새벽 그곳에서 한시간을 서있었다...
향적봉 아랫쪽에 훤해지는 것이 보여 급 뛰었다. 향적봉 중턱에 와보니..........
여기도 그저 그렇다 뛰어 오느라 힘만 다 뺐다.
다시 중봉으로 갔는데 여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곳에 와서도 혹시나 하늘이 벗겨질까...기다리는데....랜즈를 주렁주렁....세어보니 여섯개...
콩알만한 해가 구름과 사투를 벌이느라 얼굴이 백치처럼 하얗게 되었다...
님 기다리고 서있는 날 보고 방긋 웃어주려는데 이내 구름이 삼켜버린다.
서있기도 힘들만큼 바람이 거세다...
새 두마리가 바람에 낙옆처럼 굴러다니는데 어찌나 빠른지...
그런데 눈위에서 뭔가 먹는다.
저 녀석들 찍느라 손가락 마비되어 아픈데 LCD엔 찍혔는지 안찍혔는지 보이지 않았다.
10초만 꺼내놓아도 손가락은 마비되어 셔터가 안눌러 진다.
설천봉으로 향하는데 거센 바람이 앞에서 얼굴을 때리니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그 거센 바람이 잠시 구름을 밀어내 주는 찰라.....
내려와서 올려다 보니 구름이 계속해서 밀려오고 있다...
저 구름속에서 오전내내 사투를......
덕유....잘있거라....다음에 또 올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