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락가락 하던 신선봉 (2008/ 8, 15-17)
밤 11시 5분 가랑비보단 조금 굵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설악동에서
내가 메기엔 버거운 약 15kg 정도 되는 카메라 베낭을 등에 올리고 두손으로 베낭끈 움켜진다.
작년 여름에 한번...가을에 한번...그리고 지금 또 난 밤 설악에 들어서고 있다.
칠흙의 어두운 설악산행에 무서움은 익숙해져서 이젠 담담하다.
다만 내가 이번 산행을 무사히 마칠수 있게되길 마음을 다잡으며 걷기 시작한다.
설악동에서 비선봉 (비선대=대라는 말은 다이라는 일본말에서 온것이라 안쓰기로 ) 까지는 3km...
작년보다 10여일 늦게 온탓에 덥지않은 기온이지만 등에 지은 짐의 무게가
얼마 못가서 땀을 쏟게 만든다. 빗방울은 조금 굵어진 느낌이다.
오늘 낮부터 내린 비 탓에 더욱 우렁차고 거칠어진 ...
칠흙의 어둠속에 들리는 설악의 계곡물소리가 이젠 제법 익숙하다.
비선암에서 양폭대피소까지 3.5km...
귀면암을 지나면서 굵어진 비때문에 지붕같은 바위밑에 초코렛 먹으며 비를 피한다...
누구하나 내리는 비에대한 반응이 없다. 나역시 비에 대해 이미 무감각하다.
작년 여름 오늘처럼 비맞으며 오른 밤 설악산행을 시작으로 3일을 희운각에 머물면서
신선봉 운해를 잡으려 했지만 3일내내 줄기차게 내리는 비 덕에
희운각 소주를 바닦 냈었다..
양폭대피소에 도착하니 새벽2시 10분 퍼붙는 비를피해 처마밑에 베낭을 내린다.
그리고 라면을 끊인다. 꿀맛은 바로 이런것....
후딱 먹고 처마밑에 있으려니 한기가 느껴진다.
마침 잠깨서 나온 어느 부부가 떨고 있는 나에게
자리를 내어 주시어 일행중 여자인 나만 들어가 추위를 녹인다.
새벽 3시 30에 비가 그쳤나 나와보니 더 쏟아진다.
일행들은 처마밑에 판초를 덮어쓰고 잠을 청하고 있다.
다시 들어가 잠시 눈을 감았다 떴는데 새벽 5시 30분...
놀라서 뛰쳐나오니 일행들 자고있고 비는 거의 그쳐가고 있다.
양폭대피소에서 희운각까지 2km... 잠시라도 눈을 감았던 덕에 개운해진 느낌.
지나온 거리보단 짧으나 가장 힘든코스 악명높은 무너미고개 1km 구간이
버티고 있다.
작년에 두번....그리고 지금 난 또 무너미고개를 오른다.
셀수없이 쉬어야 오를수 있는곳...
가파른 돌계단 무너미고개 900m 를 오를때 초코렛이 젤 많이 축난다.
무너미 고개에서 신선봉까지 1km....
무너미고개보다 좀 약한 경사지만 더 힘들게 느껴지는건
아마....무너미고개에서 남을 체력을 다 소진했기 때문이리라...
아침 7시....비오는 밤산행 우리는 그렇게 신선봉에 올랐다.
그러나.....잠시 주춤했던 비가 다시 오락가락 하고 있다....
작년의 악몽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잠시 비가 그치니 운무가 춤을 춘다...
범봉....
1275봉
공룡능선의 봉우리들.....뒤에 1275봉
대청봉을 솜이불로.....
신선봉에서 바라본 울산바위...
절벽에 붙어 옆으로 피어있는 솜다랭이 ...
천불동 하산길에 천당폭포...
양폭 대피소에서 라면 먹다가 해무리를 보다....
내가 좋아하는 오련 폭포...
미시령 휴계소에서 속초시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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